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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MZ세대 "박카스 대신 에너지드링크", 제약사들이 '롤(LoL)'을 택하게 만들다

[시리즈 3탄] "주변 친구들 제약사 잘 몰라" 약대생 인터뷰 숨은 '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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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4 06:00
  • 수정 2022.11.30 13:53
  • 기자명 김민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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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MZ세대는 비타민 대신 컵라면과 콜라를 먹고, 박카스가 아닌 에너지드링크를 마신다." 1020세대는 의약품과 거리가 먼 존재들이다. 그런데 보수적이라 평가받는 제약사들이 젋은 세대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출시 11년이나 됐지만 전세계 1020세대를 열광케하며 하나의 문화가 된 e-스포츠 게임 '롤(LoL)'을 통해서다. 

올해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DRX 후원사 중 한 곳이 '휴온스'다. 후원사 중 보기 드문 제약산업 기업이었다. 이 외에도 광동제약은 '광동프릭스'를, JW중외제약은 'LCK' 리그를 후원한다. MZ세대인 20대들은 제약사들의 게임산업 진출을 과연 어떻게 생각할지가 궁금했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롤파크에는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 오른 SK T1과 DRX 입간판이 홍보돼 있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롤파크에는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 오른 SK T1과 DRX 입간판이 홍보돼 있다.

팜뉴스 취재진은 롤(LoL)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다는 약대생 2명을 인터뷰 할 수 있었다. "왜 제약사들이 롤(LoL) 게임을 후원할까"라는 근본적 질문을 가지고 접근했다. '힌트'는 이들에게서 나왔다. 이름과 학교는 비실명 처리했다. 약대 졸업 후 제약사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A약대에 재학 중인 J군의 롤게임 등급은 다이아몬드(95년생), B약대 Y군은 플래티넘(96년생)이다.

두 사람은 롤(LoL)에는 사람을 이끌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 주요 시청자인 1020세대가 몰입할 수 있는 이유이자 국내외 기업들이 e-스포츠, 그중에서도 롤(LoL)에 뛰어드는 배경이라는 것이다.

"프로야구에서 e스포츠로" 제약산업 마케팅 '타깃'이 변한다

MZ세대가 롤(LoL)에 푹 빠졌다. 제약사들의 대중 마케팅 수단도 프로야구에서 e-스포츠로 흐르고 있다. MZ세대 마케팅·광고에는 e-스포츠가 적격이라는 분위기다. 롤은 출시 11년된 게임인데 어떻게 1020세대를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J군은 고등학교 때부터 롤을 즐겼다. 당시 "롤(LoL)을 하지 않으면 친구들 대화에 참여할 수 없을 정도였다. 막상 게임을 해보니 너무 재밌었는데 친구들도 이 정도로 재밌는 게임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J군은 지금도 LCK유튜브 채널을 통해 하이라이트 경기를 즐겨본다.

롤(LoL)은 독특하다. 플레이어가 5대 5로 맞붙는 방식이다. 게임 한판을 하기 위해 10명이 필요하기에 무엇보다 협력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10명 모두 게임 실력도 비슷하다. 랭킹 매칭(연결) 시스템으로 특출난 실력의 게이머가 낮은 등급을 만나 소위 '학살'하는 경우가 없도록 했다.

비슷한 실력끼리 맞붙기 때문에 몰입도가 크고, 초기 진입 장벽이 낮다. 두 약대생은 롤(LoL)이 인기를 끄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른 게임에서 보기 드문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사진.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플레이 화면(자료: LOL FANATICS)
사진.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플레이 화면(자료: LOL FANATICS)

어릴 때부터 많은 게임을 즐겨온 Y군은 "롤(LoL)은 시스템적으로 비슷한 실력끼리 매칭해주기에 게임 진행이 빠르다. 비슷한 수준끼리 하는 만큼 게임이 더 재밌어서 인기가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티어가 '다이아몬드2'로 상위 0.5% 수준인 J군도 "더 잘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롤(LoL)에 빠지는 포인트라고 했다.

J군은 "게임은 목표 고점이 높아야 한다. 쉽게 이길 수 있으면 재미가 덜하다. 롤(LoL)은 (목표가 높은데도)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 더 재밌다"며 플레이 방식에서 오는 차별성이 게임성을 높여준다고 했다. 이어 "롤(LoL)은 친구들과 같이하기가 편하다. 마음이 잘 맞는 친구랑 같이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롤(LoL)은 매년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며 게임 전체 균형을 바꾼다. 유저들이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과거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항상 한국 선수들이 이기지도 않는다. 해외 팀들도 적잖은 우승을 하면서 자국 응원에 열성인 팬들이 늘었다.

롤(LoL)이 1020세대에서 폭발적인 확산력을 가진 배경에는 스마트폰과 유튜브 같은 다양한 시청플랫폼의 존재가 있다.

J군은 "대학교 인근에서 자취하는 경우 더 이상 TV를 보지 않는다"고 했다. 대부분 스마트폰, 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고 이에 맞춰 유튜브, 트위치 같은 온라인 시청 채널이 활성화 돼 있어서라고 했다. 컴퓨터로 롤을 시청한다는 Y군도 "(온라인 플랫폼 채널) 해설진들이 말을 재밌게 하고 별도로 개인방송도 진행한다. 재밌어하는 팬들은 계속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송출된 경기 장면을 유명 BJ·스트리머들이 2,3차 콘텐츠로 만들어 재생산하면서 롤(LoL)을 즐기는 시청자들과 접점이 꾸준히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J군은 "10대를 포함해 2030세대 남자에게 가장 흥미로운 종목이라면 아무래도 e-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관련 시장 자체가 워낙 크기에 인기가 점점 퍼지고 있다"며 "젋은 층에서는 (롤 후원이) TV광고보다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T1의 이상혁 선수(Faker, 페이커) 같은 존재도 롤에 열광할 수 있는 요소다. 페이커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호날두나 메시 같은 '신급' 존재다.

Y군은 "롤(LoL)을 모르는 사람도 페이커는 안다. 롤이라는 게임이 확실히 흥행하는데 매혹적인 플레이를 보여준 게 페이커"라며 "확실히 유명한 선수가 있어야 흥행 효과가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유명 선수가 후원사 유니폼을 입는 것 자체로 홍보와 마케팅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Y군과 J군은 최근 씨맥(現 광동프릭스 김대호 감독)이 광동프릭스 감독을 맡은 것도 팬들 사이에 이슈가 됐다고 언급했다.

두 사람은 씨맥에 대해 "항상 말이 많아서 화제를 모았고 개인방송, 구단과 갈등까지 다사다난한 사람"이라고 기억했다. 광동프릭스는 최근 광동제약이 브랜드네이밍을 인수해 팀명을 '광동프릭스'로 바꾼 게임단이다.

실제, 지난 9일 팜뉴스 취재진이 서울시 종로구 그랑서울 내 마련된 LoL(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롤파크'를 찾았을 때 눈에 띄는 모습이 있었다. 적지 않은 수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할 제품을 고르고 있었고 대부분 10~20대로 보였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LCK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외 관광객들이 롤게임단 관련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LCK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외 관광객들이 롤게임단 관련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LCK 오프라인 매장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LCK 오프라인 매장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위치한 LCK 오프라인 매장

올해 초부터 일하기 시작했다는 매장 직원은 "평일에는 가족끼리도 많이 오는데 게임 시즌 중에는 학생 뿐 아니라 성인도 온다. 구단 유니폼과 굿즈 등 다양한 LCK 제품들이 팔린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특히 "T1은 워낙 오래되고 유명해서 많이 팔리지만 시즌 중 활약이 좋은 구단 유니폼이 잘 나간다. 이번에 DRX가 월즈(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이하 롤드컵)에서 우승하면서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도 구단 유니폼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해외 관광객들이 롤파크를 찾아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에 대해선 "롤(LoL)이 해외 게임인 만큼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유명하다. 롤을 즐기는 외국인들이 LCK 리그를 보게 되면서 좋아하게 된 것 같다"고 예상했다.

팜뉴스 취재진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롤(LoL)의 파급력을 느낄 수 있던 장면이었다.

MZ세대 "제약사 이름은 처음 들어"...약대생들이 보는 제약사 미래 마케팅 전략은?

Y군은 "제약사가 게임단을 후원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했다. 제약사는 보수적인 기업인데 게임을 후원하는 게 신기하다는 것이다. 1020세대는 제약사들이 만드는 의약품 마케팅은 중장년층, 노년층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관념이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는 "제약사에서 광고한다고 하면 TV나 인터넷 쇼핑몰 수준으로 생각했다. 어린 세대가 자주 보는 게임 채널이나 게임단을 후원하는 것 자체가 신박하다"고 표현했다. 

두 약대생은 제약사들의 게임산업 마케팅·광고 전략이 큰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MZ세대를 대상으로  '스토리텔링'을 한다면 마케팅·광고 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얘기했다. 특히, JW중외제약, 휴온스, 광동제약은 해외 진출이 활발한 제약사이다. 해외 진출과 롤드컵 우승을 연관 짓는다면 "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Y군은 "긍정이나 부정 중 어떤 효과가 날지 모르겠다. 다만,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이 더 많이 기억할 것이다"고 했다. 자신이 비타500을 기억하듯 롤에서 반복되는 브랜드 노출은 게임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에게 기업 이름을 확실히 뇌리에 남길 것이라는 얘기다.

Y군은 "아직 또래 친구들이 중외, 광동, 휴온스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미래 디지털헬스케어 시대가 오면 지금 젋은 세대가 실수요층이 되기까지 10~20년이 걸린다. 현재는 효과가 보이지 않아도 꾸준히 후원한다면 좋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본다. 제약사들이 새로운 모습, 영역으로 탈바꿈하려는 첫 걸음을 밟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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