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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의 재생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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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4 06:00
  • 기자명 이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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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성은아 박사
사진. 성은아 박사

신경은 손상되면 회복하기 어렵다. 신경의 손상으로 유발되는 퇴행성 뇌신경계 질환에 대하여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은 있지만, 질병을 조절하는 약물은 드물다. 그래서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손상된 신경을 대체하는 재생 치료의 개발이 파킨슨병에 대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 개발된 약물은 없고, 다수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파킨슨병은 줄기세포 치료를 적용하기에 적합한 신경계 질환이다. 신경의 손상이 뇌의 특정 영역에 국한되어서, 이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면 증상이 개선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파킨슨병은 환자마다 증상의 양태나 정도가 다양하지만, 운동 증상을 공통적으로 나타낸다. 운동 증상은 운동 회로의 도파민 신경의 손상 때문이다. 환자가 파킨슨병이라고 진단을 받을 무렵이면 도파민 신경이 50 % 이상 손상되어 있다. 그래서, 세포를 이식해서 도파민 신경을 보충하여 증상을 개선하고자 하는 치료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 손상으로 인하여 운동 증상을 나타내는 외에도 자율 신경 손상으로 비운동 증상도 나타낸다. 현재의 세포 이식 치료에 대한 임상시험은 주로 도파민 신경을 보충하여 운동 증상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이루어지며, 도파민 신경이 관여하지 않는 비운동 증상에 대해서는 개선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파킨슨병은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한 양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운동 증상이 주로 문제가 되는 환자를 선정해서 임상시험을 수행한다.

뇌에서 운동회로를 구성하는 도파민 신경은 뇌의 가장 중심의 ‘흑질’이라는 부분에 위치하는데, 신경이 섬유처럼 뻗어 나가서 말단이 흑질에서 8cm 정도 떨어진 ‘선조체’라는 부분까지 이른다. 파킨슨병 임상시험에서 세포를 이식하는 곳은 도파민 신경의 말단이 이르는 선조체이다. 도파민 세포를 흑질에 이식하면, 이식한 세포가 정착해서 주위의 다른 세포와 상호 작용하여 가지를 뻗어서 세포의 말단 부분이 선조체에 이르도록 분화해야 하는데, 분화하는 환경과 조건이 복잡하고 너무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환자가 힘들게 뇌 수술까지 했는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여러 해 기다려야 한다면, 당장 증상이 심각한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도파민 세포를 신경 말단 부위인 선조체에 직접 주입하여 정착하고 생존하게 함으로써 도파민을 분비하는 기능을 회복하도록 한다. 다시 말하면, 세포 이식을 해도 운동 회로가 복원되지 않는다. 하지만, 세포 이식을 통해 증상 완화의 효과를 기대한다.

현재 파킨슨병의 치료는 주로 레보도파를 투여함으로써 증상 완화를 도모한다. 레보도파는 매우 효과적인 약물이지만, 장기간 투약하면 환자는 점차 이상운동증이나 긴장증을 나타낸다. 도파민 신경은 도파민을 생산하여 분비하는 기능을 할 뿐 아니라, 레보도파를 도파민으로 바꾸어 저장하여 두었다가 도파민을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파킨슨병이 진행되어 도파민 신경이 줄어들면 도파민의 저장 능력도 고갈되어 도파민 공급이 불안정해지므로 레보도파를 투여해도 환자는 이상운동증을 나타낸다. 이럴 때에 현재 환자에게 가능한 방법은 레보도파 대신 다른 도파민계 작용 약물을 사용하거나 뇌심부자극술을 하는 것이다. 이런 환자에게 도파민 신경을 국소적으로 회복시켜서 도파민을 조절된 방식으로 분비하게 하면 환자의 삶의 질은 크게 개선된다.

세포를 이식해도 환자에게서 파킨슨병을 일으키게 하는 원인이 제거되지는 않는다. 파킨슨병의 바이오마커로서 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의 응집이 병이 진행된 뇌의 부위에 나타난다. 세포 이식을 한 후 장기간 생존하다가 사망한 환자의 뇌를 부검했더니 이식한 부분에도 시누클레인이 퍼져 있었던 사례가 있다. 다시 말하면, 세포 이식에도 불구하고 파킨슨병은 계속 진행되지만, 세포 이식을 통해 도파민 세포를 보충함으로써 환자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을 벌 수 있다.

초기의 임상시험들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수정 후 6 주에서 8 주 사이 배아에 있는 원초적인 신경계 조직이나 세포를 이식함으로써 수행되었다.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일부에게서 운동 증상이 개선되었고 그 효과가 지속적이었다. 초기 임상시험을 통해서 재생 치료의 기술적인 진보가 이루어졌다. 또한, 부작용과 내재적 문제점에 대한 검토가 가능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이식 이후 오히려 이상운동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나, 기술적으로 개선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식한 세포는 정착하고 분화하며 오래 생존하되 분열하지 않아야 한다. 이식한 세포가 분열하고 증식하면 종양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에도 유럽연합의 여러 대학에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트랜스유로’라는 프로그램에서 파킨슨병 환자에게 배아 이식을 하는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배아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가 크며, 환자의 뇌의 한 쪽에 이식할 만한 충분한 세포를 얻으려면 배아가 적어도 3 개 이상, 때로는 12 개까지 필요한데, 유산을 통해 얻는 배아가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될 수 없으므로, 이런 방식의 파킨슨병 치료가 임상적으로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현재 진행 중인 대부분의 임상시험은 배아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줄기세포를 이용하며, 초기 단계인 1 상 및 2 상에서 진행되고 있다. 줄기세포란 분화되지 않은 세포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수많은 세포는 이미 분화되어, 조직과 기관을 형성하는 일부로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한다. 대부분의 세포와 달리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되어 있지 않아서, 증식할 뿐 아니라 환경에 따라 다른 종류의 세포로 분화될 수 있다. 줄기세포의 근원은 다양하다.

골수나 탯줄 등에서 유래하는 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그리고 ‘역분화유도’ 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임상시험이 다수 진행 중이다.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이지만, 재생 치료에 완전한 줄기세포는 없으며, 각각 장단점이 있다. 예를 들면, 줄기세포의 근원에 따라 이식에 따른 면역 거부 반응을 우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면역 거부 반응은 염려하지 않아도 이식 후 세포가 증식하여 종양을 형성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배아에서 유래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임상시험이 주목을 받는다. 배아줄기세포를 도파민 신경으로 분화시켜서 파킨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미국 코넬 대학교와 블루락 테라퓨틱스이 함께 2021 년부터 진행 중이고, 영국과 스웨덴의 대학들이 노보 노디스크와 함께 유사한 개념의 임상시험을 2022 년 시작했다.

일본의 교토 대학교 야마나카 교수 등이 분화가 완료된 성인의 세포를 컴퓨터를 포맷하듯이 초기화하여 줄기세포로 만드는 ‘역분화유도’ 기술을 2006 년에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하바드 대학교의 김광수 교수 등이 69 세의 파킨슨병 환자 한 명에게서 피부 세포를 떼어서 줄기세포로 전환시킨 다음, 도파민 신경으로 분화시켜 환자에게 다시 이식한 사례가 있다. 기술을 개발한 교토 대학교에서 건강한 사람의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하고 다시 도파민 신경으로 분화시켜 파킨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2018 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아스펜 뉴로사이언스가 환자의 피부 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한 다음 도파민 신경으로 분화시켜 환자에게 다시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하도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제줄기세포회사’라는 다소 모호한 이름의 미국 회사가 역분화가 유도된 줄기세포를 파킨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세계 최초’의 임상시험을 미국이 아닌 호주에서 수행하여 2021 년에 이미 마쳤다고 발표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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