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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30대 수영 선수 죽었는데...질병청 “개인 정보 중요, 해명 어렵다”

[환자를만나다] 본지, 이슬희 씨(30) 백신 부작용 사망 보도 이후 질병청 ‘황당 해명’
‘기저질환 없다’는 국과수 결론에도 질병청 재차 ‘기저질환’ 명시
약사 사회 "인과성 평가에 정치적 판단 작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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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5 06:00
  • 수정 2022.08.26 19:04
  • 기자명 최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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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선수 이슬희 씨(30). 지난 8월 화이자 백신을 맞고 사망하기 이전 훈련 모습
수영선수 이슬희 씨(30). 지난 8월 화이자 백신을 맞고 사망하기 이전 훈련 모습

[팜뉴스=최선재 기자] 질병관리청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심근염으로 사망한 이슬희 씨(30)의 인과성을 부정한 점에 대한 황당 해명을 내놓았다. 심지어 질병청은 공문을 통해 이 씨가 기저질환자였다는 점을 부각하고 유족에게도 납득할 수 없는 설명을 늘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8일 본지는 “[단독] 질병청, 국과수 의견 뒤집고 화이자 백신 부작용 인과성 ‘부정’”을 통해 화이자 백신 부작용(심근염)으로 사망한 30대 수영선수 이슬희 씨의 억울한 사연을 전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을 통해 백신과 사망 사이에 인과성을 인정했지만 질병청이 이를 부정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팜뉴스 보도 이후 질병청은 뒤늦게 “개인정보가 포함된 개별사례이기 때문에 본인, 가족, 위임된 법적 대리인에 대해서만 안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당시 “심근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해외 규제당국에서도 인정한 화이자 백신의 부작용 사례가 아닌가”라며 “질병청이 국과수와 다른 결론을 내린 이유가 궁금하다”라고 재차 물었지만 질병청은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질병청이 이번 사망 사건에 대해, 개인 정보 유출을 이유로 국가기관 차원의 공식적인 해명을 거부한 것. 

이뿐만이 아니다. “인과성을 부정한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유족의 질문에도 질병청은 이해할 수 없는 답변으로 일관한 점이 확인됐다.  

이 씨의 유족(오빠) 이시원 씨는 “제가 문의했더니 ‘화이자 백신에 의한 심근염 발생 보고가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어떤 메커니즘으로 심근염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파악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중에 메커니즘이 밝혀지면 그때서야 인정하겠다는 뜻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질병청의 해명은 말이 안 된다”며 “화이자 백신에 의해 심근염이 발생한다는 것은 미국 FDA와 유럽에서도 인정한 사실이다. 심지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의도 인과성을 인정했다. 아니면, 저희 유족이 심근염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밝히란 것이 질병청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미국 FDA는 지난 6월 25일 “의료인 가이드라인에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예방 접종 후 심근염과 심낭염 증가 위험에 관한 경고를 포함하도록 개정했다”고 발표했다. 질병청도 지난 9월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발생한 심근염 및 심낭염 관련 안내서’를 국내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배포했다. 

질병청은 “미국의 백신 이상반응 신고 시스템에 의하면 심근낭염 또는 심낭염이 2,574건 보고됐다”며 “영국에서도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심근염 238건, 심낭염 189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임상 양상, 진단, 치료 방법은 물론 이상 반응 신고 서식을 첨부하면서 의료진을 향해 주의도 당부했다. 

질병청 스스로 코로나19 백신에 의한 심근염 유발 가능성을 안내해왔는데도 정작 화이자 백신을 맞고 사흘 만에 심근염으로 사망한 이 씨 사례에 대한 인과성을 부정한 것.

더욱 심각한 사실은 질병청이 이 씨 사례에 대해 ‘기저질환’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팜뉴스가 단독 입수한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심의결과 안내문’을 살펴보면, 이 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 질병청은 ‘기저질환’이란 키워드를 꺼냈다.  

질병청은 안내문에서 “현재까지 조사된 피접종자의 의무기록 및 기저질환과 전반적인 상태를 검토한 결과 현재 백신과의 연관성에 대한 근거는 있으나, 아직 발생 병리학적 기전 등 인과성에 대한 객관적 근거가 현 시점에서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국과수의 부검 감정과 전혀 다르다. 이 씨의 시신을 감정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광주) 소속 부검의는 “부검 시 심장에서 심근염을 시사하는 소견 외에 나머지 장기에서 사인으로 단정할 만한 뚜렷한 병적 소견이 없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사망 직전까지 이 씨의 건강 상태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질병청이 기저질환을 명시하면서 인과성을 부정한 것. 하지만 이 씨가 사망한 병원 응급센터 기록지에도 “17년 전 뇌전증(과거력) 완치 판정을 받은 이력 외에 현재 특별한 증상은 없다”고 쓰여있다.

때문에 약사 사회에서도 질병청의 이번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질병청이 마치 민간 제약사처럼 폐쇄적이고, 공급자적인 관점에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입장 표명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과수가 인과성을 인정한 점이 분명한데도 질병청이 이를 부정한 것은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하는 정치적 부담이 인과성 평가에 작용한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해명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팜뉴스 측은 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질병청이 국과수 의견을 무시하고 인과성을 부정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수차례 질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질병청은 이날도 역시 ”개인정보라서 밝힐 수 없다”는 해명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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