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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건선 산정특례 재등록 개선한다", 환자단체 "정작 중요한 건..."

[환자를만나다] 9일 오후 한국건선협회, 건보공단 앞 기자회견 목소리 높여
연말까지 개선하겠다는 공단 입장에도 시큰둥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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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1 06:00
  • 수정 2022.08.26 19:06
  • 기자명 김민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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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올해 연말까지 중증건선 산정특례 재등록 과정에서 '치료 중단' 조건을 없애는 등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새로운 등록 기준을 마련해 치료를 중단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건보공단은 팜뉴스에 "올해 4월 23일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새로운 중증도를 반영한 재등록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자문결과를 반영해 연말까지 재등록 기준을 새로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번 건보공단 입장은 9일 오후 한국건선협회 회원들이 원주 건보공단 앞에서 가진 '건선 산정특례 기준 불평등 철회 요구 기자회견'에 대한 답변으로 볼 수 있다.

9일 오후 2시 30분부터 한국건선협회 회원들이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협회 회원들은 제도 시행 5년 차를 맞아 중증건선 산정특례 제도의 불합리함을 호소하며 거리로 나섰다. 그간 협회는 중증건선 질환이 삶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반영한 산정특례 신규 등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외쳐왔다.

현행 산정특례 등록 기준은 생계와 치료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엄격하다는 게 중증 건선 환자들의 호소다. 진입 장벽이 높은 탓에 1회당 최소 1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치료비를 산정특례 지원 없이 환자와 그 가족들이 감당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실제 2017년 6월 시작한 중증건선 산정특례 대상자는 건선 환자 중 중증인 2만2000명만 해당하며 이마저도 실제 등록된 환자는 4500명에 불과하다.

협회가 산정특례 등록 기준을 치료 효과와 경제성 평가 등을 근거로 결정한 '건강보험급여' 수준에 맞추고 재등록 조건인 '치료 중단'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배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보공단이 산정특례 재등록 조건인 '치료 중단'을 연말까지 개선키로 한 소식이 전해졌다. 과연 건선협회 환자들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김성기 건선협회 대표는 10일 팜뉴스에 "만약 기자회견 자리에 건보공단 관계자가 내려왔다면 의사소통이라도 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약간 가졌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건보공단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이 밝힌 치료 중단 조건 개선안은 "재등록 조건은 논의 자체를 할 필요가 없는 당연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는 "(지속 치료가 필요하다는)의학적 판단이 다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잘 치료받고 있던 약을 중단한 다음 3개월 정도 지켜봐서 나빠지면 다시 약을 주겠다는 것에 환자들이 화난 것"이라고 했다.

건보공단이 재등록 조건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조치했어야 하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환자단체 "환자에게 절실한 건 공평한 산정특례 등록 기준"

김 대표는 환자들에게는 산정특례 신규 등록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건선협회는 중증건선 산정특례 신규 등록이 보험급여 기준보다 까다롭다고 지적한다. 이에 반해 다른 중증난치 면역질환인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강직성 척추염, 중증 아토피 피부염은 보험급여와 산정특례 기준이 비슷해 등록이 쉬운 편이다. 형평성에서 맞지 않는다는 협회 주장이다.

건보공단은 산정특례 신규 등록 기준 개선안에 대해 아직 부정적이다. 건보공단은 팜뉴스에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현행 유지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전문가 자문회의 당시를 보면 "산정특례 기준과 약제 요양급여 기준은 다른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만큼 동일하지 않다고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또 치료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는 사유가 장애발생 등 위중한 사유가 아니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은 전문가 자문회의를 따르는 배경으로 "고액의 의료비가 발생하는 중증질환은 산정특례를 적용하고,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사용하기 위해 공단에 등록해 운영하고 있다"며 "결정 단계에서는 반드시 중증도를 고려한 전문학회 자문을 반영해 질환별 등록 기준을 확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건보공단은 중증건선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류타미스 관절염 등 다른 만성면역 질환도 생물학적제제 보험급여와 산정특례 등록 기준이 동일하지 않다고 했다. 중증건선만 등록 기준이 다른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또한 건보공단은 2020년 중증건선 산정특례 1인당 급여비가 848만5000원으로 전체 산정특례 688만3000원 보다 23.3%, 중증난치 657만2000원 보다는 29.1% 높다고 밝혔다. 즉, 중증 건선 환자들이 다른 질환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성기 대표는 건보공단의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대표는 "중증건선은 고가의 치료가 요구되는 환자만 묶어 놓았고 다른 질환은 중증·경증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며 "당연히 중증건선이 다른 질환보다 1인당 산정특례 급여비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증건선이 고가의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만 산정특례를 적용할 정도로 등록 장벽이 높은 반면 다른 만성면역 질환은 고가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증까지 포함하는 만큼 진입 장벽이 낮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다른 면역질환과 비교해 급여와 산정특례 조건이 다른 데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대표는 "건보공단이 이야기하는 다른 면역질환도 보험급여와 산정특례 조건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맞다"며 "그러나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중증건선은 산정특례가 보험급여 기준보다 등록이 훨씬 어려운 반면 아토피,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같은 질환은 산정특례와 급여기준 중에 산정특례가 더 쉽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연히 차이가 있는 것은 맞지만 건보공단이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증난치질환 산정특례는 중증 보통건선 등 208개 질병을 대상으로 한다. 산정특례 대상 환자는 외래·입원 시 10%만 본인부담하면 된다. 산정특례 미대상장 본인부담률은 입원 20%, 외래 30~60%를 책정한다.

건보공단 설명에 따르면 2017년 중증건선 산정특례 지정 당시 전문가와 관련 학회 전문가 자문을 통해 '중증도'를 반영했고 신규·재등록 기준을 마련했다. 최종적으로 산정특례위원회 심의에서 '중증 보통건선 등록 기준'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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