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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살아도 내일 죽을지 모른다"...희귀질환 급여 '막막'

[환자를만나다] 유전자치료제, 단 한 번 투약으로 평생 치료 끝
문제는 수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비용
건보 급여 없이 환자에게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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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4 06:00
  • 수정 2022.08.26 19:07
  • 기자명 김민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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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문종민 SMA환우회 이사장은 "혁신신약 도입 논의를 위한 이 순간에도 희귀질환 환자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늘 숨을 쉰 아이가 내일은 쉬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1분 1초가 너무 급박하고 소중한 만큼 희귀질환치료제 허가와 급여 접근성 확보를 호소했다.

이 발언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희귀유전질환 혁신신약 접근성 강화 토론회에서 나왔다. 우리 사회에 던져진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치료제가 없거나, 평생 약을 먹어야 살아갈 수 있는 희귀질환도 유전자치료제 같은 혁신신약으로 정복 가능성이 열렸다. 단 한 번 투약으로 평생 치료를 끝낼 수 있는 패러다임 전환 시대가 온 것이다.

문제는 초고가 약가다. 유전자세포치료제인 킴리아는 5억원, 척수성 근위축증(SMA)치료제 졸겐스마는 약 25억원이다. 많은 환자에게 그림의 떡이다. 킴리아는 수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약가로 국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았고, 졸겐스마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에만 1년 넘게 멈춰있다.

이날 토론회는 우리 세대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 도입을 맞아 어떠한 정책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지 중요한 화제를 던졌다.

문 이사장의 발언은 토론회에 참석한 모두에게 건강보험제도와 글로벌제약사 희귀질환 신약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다시 한번 일깨운 셈이다.

문 이사장은 "우리에게 무엇이 어렵냐는 질문이 싫다"고 했다. 그 이유로 "우리 아이가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많은 경우 보험급여 제한으로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상태 호전 가능성에도 호흡기에 의존한다거나 늦게 발병했다는 이유로 치료 기회조자 받지 못하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문 이사장은 "프랑스처럼 허가 전에라도 사용할 수 있게 유연한 약가제도가 하루빨리 도입돼 희귀질환 환자가 치료받길 바란다"며 "아이들은 절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검토 중이다,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아직 원칙적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애련 약제관리 실장은 "유전자치료제 등 초고가 의약품 급여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용구 약가관리실장은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다양한 방안을 시험 중이지만 희귀질환치료제의 장기적 효과가 불명확하고 건보재정 면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양윤석 보험약제과장은 "정부도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양 과장은 "급여화 원칙은 건보 재정을 관리하면서 빠른 신약 접근성, 제약사가 계속 약을 개발할 수 있는 약가"라며 "서로 모순일 수 있지만 환자들이 계속 약을 쓸 수 있도록 중재해왔고, 앞으로 환자들이 신약으로 빠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프랑스와 같은 맞춤형 급여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위험분담제가 맞춤형 급여 모델의 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며 "약가제도 방향은 동의하지만 전체적인 재정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조사가 필요해보인다"며 추가 조사 필요성을 제안했다.

◆희귀한 만큼 비싼 치료제, 국가적 차원 지원 절실

소아신경학을 전공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은백린 이사장(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은 희귀질환 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임상의사다. 환자와 보호자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듣는다. 그는 희귀질환 환자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알고 있다.

은 이사장은 "전체 희귀질환 95%는 근본적 치료법이 없다"며 "희귀질환은 유전적, 선천적으로 장기간 치료받아야 하고 이로 인해 높은 치료 비용을 환자들이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 번 투약으로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개발됐음에도 초고가 비용으로 환자들에게는 닿을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은 이사장은 "희귀약은 대상 환자가 적어 희소성이 있지만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기업들이 외면한다"며 "R&D 비용을 반영하기 위해 그만큼 치료비를 높이 책정할 수밖에 없기에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희귀질환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은 이사장은 "일부 저소득층 환자는 희귀질환 산정특례 등록 후 본인부담금을 90% 지원하지만, 전액 본인이 부담하거나 비급여·선별급여·예비급여는 지원에서 제외한다"고 했다. 그는 "실제 급여로 지정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약제는 60%에 불과하고, 비급여 추정액은 2068억원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 이사장은 희귀질환 환자 대부분 "높은 비용 문제로 유전자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유전자 진단을 받아도 유전변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점도 희귀질환 치료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해외 선진 의료국은? "혁신신약 맞춤형 급여 도입해야"

혁신적인 신약 약가를 어떻게 반영할지는 해외 선진 의료국가(A7)도 고민하기는 매한가지다. 

사회보험(SHI) 전국민 의료보장을 하고 있는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같은 약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임상적 유용성 등급(SMR)을 매겨 의약품 급여와 그 비율을 결정한다. 또한 허가 전이라도 빠른 신약 접근성 확보를 위한 ATU(Temporary Authorization for Use) 제도가 있다. 희귀질환 의약품이 이에 해당한다.

프랑스는 ATU 제도를 통해 킴리아 사용을 허가하고 추가 임상 제출 전까지 급여도 인정했다. 다만, 프랑스는 ATU 제도의 경우 첫 급여 인정 후 5년 내 추가 임상 근거를 제출해 효능과 안전성을 재평가하고 있다.

네거티브 등재 시스템을 운영하는 독일은 시판 허가 후 1년간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그 이후 비용-편익을 평가해 가격을 조정한다. 특히 희귀질환 신약은 별도의 기금을 마련해 추가 협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킴리아는 독일인구 60%가 가입한 건강보험조합(6개) 등이 노바티스와 개별 계약을 맺어 급여가 인정됐다. 또한, 별도 기금 NUB를 통해 임시로 지불하기로 했다.

연세대 약대 강혜영 교수는 "나라별로 건보재정에 영향을 주는 약으로 고심하고 있다. 제도 유형이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혁신신약 맞춤형 급여모형을 3가지로 적용한다"고 말했다.

바로 의료기술평가, 위험분담제도, 별도 기금 마련이다. 강 교수는 "위험분담제는 병용약가별, 적응증별 유연한 가격을 책정하고 비용 납부도 일괄분납, 재정기반, 성과기반 지불제도 등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혁신신약 심사기간 단축은 물론 원활한 급여가 되도록 제도적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맞춤형 급여모형에는 새로운 혁신신약의 미충족 의료수요 충족을 위한 지속 개발, 환자의 빠른 의약품 접근성 보장, 건강보험 재정 지속성 간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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