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혁신 신약은 마법의 탄환으로 불린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이었다. 그리고, 21세기 가장 혁신적인 신약은 '킴리아'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기존 것을 완전히 바꾸어 새롭게 만든 것. 단 한 번 투여로 완치까지 기대하는 원샷 치료제 킴리아는 혁신 그 자체였다. 기적, 꿈이라 불렸고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세계 최초 맞춤형 항암제 '킴리아(Kymriah, 티사젠렉류셀)'는 지난 2021년 3월 국내 허가됐다. 첨단재생의료바이오법 1호로 새로운 원샷 치료제 시대를 열었다. 작년 4월 1일에는 건강보험급여 적용으로 비급여
국내 폐암 환자 10명 중 4명은 4기에 진단된다. 이미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생존율 10%에 불과한 경우가 40% 이상이라는 뜻이다.5년 생존율이 보여주듯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다. 더구나 전이성 폐암에서 '마(磨)의 1년 생존'을 넘어설 수 없었다. '마'라는 한자어는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을 뜻한다. 폐암 치료에서 이 장벽을 넘어서는 과정은 인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투쟁(鬪爭)'이었다.4기 비소세포폐암 치료에서 인간이 이 벽을 처음으로 넘어설 수 있게 한 치료제가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
계묘년(癸卯年) 새해, 만성 C형 감염치료제 끝판왕으로 불리는 '엡클루사(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와 DAA 치료 실패 환자를 위한 재치료제 '보세비'가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듀오'로 떠올랐다.과거 만성 C형간염은 발병 초기 특별한 증상이 없는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진행돼 심하면 사망에 이를 정도였다. 치료 조차 쉽지 않았던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꾼 것은 경구용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irect-acting Antiviral, DAA)의 등장이다.지난 2015년 국내 치료 시장에 DAA제제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작년 11월, 온라인 국제혈액학회지에는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RRMM) 치료에서 의미있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닌라로(익사조밉) 경구 3제 요법(익사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IRd)'의 후향적 리얼월드 분석(RWE) 연구다.이번 연구는 닌라로 3제요법의 아시아인 대상 실제 처방 데이터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유효성과 안전성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분석 내용은 놀라웠다. 다발골수종 임상인 'TOURMALINE-MM1' 연구 참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환자가 40%나 됐지만 다른
3년 만의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지난 2019년 출시된 '조플루자(발록사비르마르복실)'의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대책이 거리 두기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첫 겨울을 맞아 독감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자 치료제로써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인플루엔자는 단순한 호흡기 질환이 아니다. 만성 기저질환 악화는 물론 폐렴,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을 유발해 입원과 사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겨울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40만 명이 진료를 받으며, 치료를 위해 약 7000명이 입원한다. 연평균 사망은 91
호흡기 분야 최고 전문가가 한국을 찾았다.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기도임상연구센터장인 니콜라 하나니아(Nicola A. Hanania) 교수다. 그는 지난 2011년 '미국 최고 의사상(The Best Doctors in America)'을 받았다. 이 외에도 미국국립보건원(NHLBI) 젊은 연구자상(Career Investigator Award), 유럽호흡기학회(ERS) 펠로우상(FERS) 등 다수 상을 수상했다. 텍사스 휴스턴 소재 베일러 의과대학에서 28년째 근무 중이며 기도임상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항응고제를 복용한다. 지난 2003년 비판막성 심방세동을 진단받아서다. 비판막성 심방세동은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부정맥이다. 혈액응고 장애를 일으켜 혈전 또는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질환 예방 목적에서 복용하는 항응고제는 '엘리퀴스(아픽사반)'로 알려졌다.세계 최고 권력자가 복용할 만큼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받은 엘리퀴스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는 앞으로 매출 성장세가 기대되는 의약품으로 엘리퀴스를 꼽았다. 2020년 이후 연평균 약
"난소암은 완치했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한다. 효과가 있을 때 유지하는 게 답이다. 언제까지라는 얘기는 아직 위험하다.""항암치료는 언제 끝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김희승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명확하게 답했다. 오랜 기간 난소암 환자를 치료해온 그다. 임상 현장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성인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재발이 잦은 난소암 특성을 판단해 내린 결론이다.지난 2017년 표적치료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적응증에 난소암 건보급여가 적용되면서 재발 시 수술만이 최적의 방법이 아니게 됐다.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치
지난 2015년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은 제약업계에 변화를 가져왔다. SGLT-2억제제 기전 중 처음으로 심혈관질환 치료제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다.자디앙이 SGLT-2억제제 역할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15년, 2021년, 2022년 발표한 3건의 주요 임상을 통해서다.심혈관계 질환 동반 제 2형 당뇨 환자에서 임상적 혜택을 입증한 자디앙은 현재 당뇨병과 관계없이 사용 가능한 만성 심부전 치료제로 자리잡고 있다.▶당뇨에서 심부전으로, EMPA-REG OUTCOME지난 2015년 EMPA-REG OUTCOME
엄마는 매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시피 했다. 3년이었다. 중증아토피로 힘들어하는 아들의 식단부터 ,수면, 감정까지 모든 것을 돌봐야 했다. 아이의 학업도 엄마의 일상도 평범한 생활로 돌아갈 수 없었다.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과정을 겪으며 "언제쯤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우울감이 모자를 옭아맸다. 아토피는 완치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점점 스며들었다.치료를 받았지만 동네 피부과부터 대학병원까지 효과가 없었다. 처음 겪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이하 스테로이드 리바운드)으로 현대의학에 불신만 커졌다. 중증아토피와 힘겨운 싸움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