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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제제 콜드체인 완화에 '한숨' 돌린 의약품유통업계

식약처, 보관온도에 따라 3개 제품군으로 분류…자동온도기록 의무 구분 적용
약업계 & 환자 반응은 '환영', But '탁상행정' 아쉬움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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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1 06:00
  • 수정 2022.12.26 10:37
  • 기자명 김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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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1월부터 강화한 생물학적제제 운송 강화정책에 대해 한발짝 물러나는 모양새다. 당초 모든 생물학적제제에 대해 보관 및 수송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정책을 고수했지만, 약업계 및 환자단체의 우려와 반발이 지속되면서 보관온도에 따라 제품군을 분류해 차등 적용하는 방향으로 완화했기 때문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식약처는 올해부터 백신류와 인슐린 등을 포함한 생물학적제제에 대해서 보관 및 수송 관리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백신 접종을 진행하며 '콜드체인 유통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고, 독감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사태 등을 겪으면서 중요성이 강조된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변화에 대해 의약품유통업계와 약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바로 정책 실효성 떄문이었다.

당시 의약품유통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시하는 콜드체인 시스템 기준을 충족하려면 유통 시스템에 대한 고정비 투자와 개별 냉장박스, 온도계, GPS 등 막대한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라며 "기존에 생물학적제제를 유통하는 비용이 매출액의 5~6% 수준인데 이 중 4~5%를 이미 약국 배송에 사용하고 있다.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가뜩이나 마진이 많지도 않은 상황인데 엄격한 관리기준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추가 지출이 불가피해 업체 입장에서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었다.
 

사진. 생물학적제제 운송 용기
사진. 생물학적제제 운송 용기

실제로 올해 7월부터 시행된 새로운 생물학적제제 배송규칙으로 인해 약국가에서는 '인슐린 제제 공급대란'이 발생했다. 유통마진이 크지 않은 중소 유통업체들이 인슐린 제제에 대한 배송 횟수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유통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대한약사회가 지난 8월 말에 전국의 개국약사 및 근무약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콜드체인 관련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33.1%가 약국에서 인슐린 제제를 주문할 수 없었다고 응답했다. 또한 주거래 유통업체 이외의 도매 담당자에게 개인적으로 주문(47.8%)하거나 아예 환자를 다른 약국으로 보낸 경우(27%)도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인슐린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갔다.

당시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측은 "환우들이 약국에서 인슐린 제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동네 약국에서 약을 구할 수가 없어 종합병원 원내처방이나 문전약국을 돌아다니는 상황이다. 1형당뇨병환자들은 단 하루라도 인슐린을 맞지 못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치명적"이라고 전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까지 여야 의원들이 인슐린 제제 대책 마련을 촉구하게 되자 마침내 식약처는 한발짝 물러나며 새로운 개정안을 내놓았다.

식약처는 지난 11월 29일 생물학적제제를 보관온도에 따라 위험도를 나누고 수송 시 온도관리 의무사항을 구분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생물학적제제별 보관온도와 사용 시 온도 조건 등을 고려해 온도가 제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3개의 제품군으로 구분했으며 ▲각 제품군별 수송 시 온도관리 의무사항을 다르게 구분했다.

3개 제품군은 ▲백신 ▲냉장·냉동 보관 제품과 냉장 보관 제품 중 '사용 시 일정기간 비(非)냉장 보관' 가능 제품 ▲비냉장(실온) 보관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허가된 총 793개의 제품 중 백신 제품군은 69%(545개), 일정기간 비냉장 보관 가능 제품은 21%(164개), 실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은 10%(84개)로 확인됐다. 인슐린 제제는 이 중 두번째 제품군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자동온도기록의무도 다르게 적용된다. 첫번째인 백신 제품군은 자동온도기록장치가 설치된 수송설비를 '사용해야' 하며, 측정된 온도기록은 보관해야 한다.

인슐린 제제가 포함된 두번째 일정기간 비냉장 보관 가능 제품군은 자동온도기록장치가 설치된 수송설비 사용이 '권장'되며, 이러한 장치 없이 운송할 경우에는 출하증명서에 출하 시 온도를 기록해야 한다.

마지막 비냉장(실온) 보관 제품군은 처음부터 자동온도기록장치를 갖춘 수송설비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출하증명서에 출하 시 온도를 기록해야 한다.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약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익명을 요구한 의약품유통업계 관계자는 "약국에 납품하는 인슐린 제제는 다품종 소량이라는 특성 때문에 하루에도 수차례 배송하는 경우가 빈번했다"라며 "하지만 콜드체인 규정이 강화되면서 배송 효율성이 급감했다. 규정이 완화되면 다시 예전처럼 인슐린 배송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독감백신이나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백신류는 보관온도를 엄격하게 지켜 관리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라며 "하지만 인슐린 제제는 지난 수십년간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 업계 현실과 일선 현장의 상황을 고려해 온도기록을 의무에서 권고로 바뀌어서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환자 단체 일각에서는 여전히 비판적인 목소리도 존재했다. 정책 입안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준비하지 못해 '탁상행정'이 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1형 당뇨인에게 있어 인슐린은 공기나 물과 같다. 인슐린이 없으면 먹지도 못하고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생긴다"라며 "처방전이 있어도 인슐린을 제대로 구하기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현실성이 없으면 결코 좋은 정책이 될 수 없다"라며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유관단체나 기업들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처음부터 세밀하게 다방면에 걸쳐 확인을 했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의 이번 개정안은 40일간의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7일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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